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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시내버스 점자 안내 시각장애인에 ‘무용지물’
편의증진센터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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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5-01-26 06:00:00

 

 

 

▲ 광주지역 시내버스 정류장 2000여 곳에 실치된 점자노선 안내 스티커. 시각장애인들에게 몇 번 버스가 정류장을 경유하는지보다 더 중요한 건 `버스를 탈 수 있는지’ 여부다.

 

-시각장애인 “음성안내도 있으나 마나”
-운전사와 ‘장애인 탑승’ 규약 필요성도


 지난 20일 오후 광주 금남로4가 시내버스정류장. 시각장애인 윤형철 씨가 버스도착안내단말기에 몸을 밀착한 채 떨어질 줄을 모른다. 흐릿한 시력으로 글자를 읽어내기 위해서다. 단말기 화면을 가리는 윤 씨의 행동을 미심쩍어한 몇몇 시민들이 곁으로 다가왔다.

 “(버스) 몇 번 타세요?”

 한 중년 여성이 윤 씨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7번을 타려는데, 몇 분 남았나요?”

 윤 씨가 잔뜩 긴장한 채로 버스 도착까지 남은 시간을 어림잡고 있는 사이, 앞서 말을 걸었던 시민이 “버스가 도착했다”며 큰 소리로 알려온다. 다행히 윤 씨가 기다리던 버스가 먼저 도착해 버스탑승까지 시민의 안내를 받았다.

 사동 안마사협회에서 점자지도사로 일하고 있는 윤 씨에게 출퇴근길은 긴장의 연속이지만, 특히 버스탑승은 가로막힌 ‘벽’과 같다. 버스를 탈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탓이다. 버스가 언제 도착할지, 도착에 맞춰 몸을 움직이더라도 탑승이 가능할 지는 전적으로 시각장애인 의지 밖의 일이며, 이를 보완해줄 시스템 역시 턱없이 부족한 실정.

 광주시는 시내버스정류장에 시각장애인 이용객의 편의를 목적으로 점자 노선안내와 음성 안내 등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점자 노선안내의 경우 실효성이 거의 없으며, 음성 안내 역시 보완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광주지역 시내버스 정류소에는 2013년부터 설치된 점자 노선 안내도가 2000여 개 정도. 정류소 표지의 측면, 보도방향 쪽에 스티커형태로 부착된 점자 노선안내는 정류소명, 정류소번호, 노선번호, 교통불편안내 전화번호 등 가장 기본적인 정보만이 들어있다.

 시각장애인 윤형철 씨는 “점자 노선안내는 무용지물에 가깝다”고 말했다. 윤 씨는 “장애인들도 자신이 타려는 버스에 대한 정보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다”며 “몇 번 버스가 정류장을 거치는 게 궁금한 게 아니라 내가 탈 버스가 언제 서는지, 내가 탈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 절실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일반 노선 안내처럼) 점자 노선안내에는 버스노선이 경유하는 정류장에 대한 정보가 없다”며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것은 진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한 이를 만회해 줄 버스도착안내단말기(BIT)에서 제공하는 음성 안내는 보급률이 낮은 데다 정확성이 떨어져 보완이 시급하다. 광주시가 지난 2007년부터 도입한 BIT는 실시간 버스 도착 상황을 알려주는 단말기로 지난해 7월까지 광주지역 2634개 정류장 중 약 443곳에만 설치됐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도입된 것.

 주로 집과 회사만을 오가는 윤 씨의 경우 BIT에서 음성 안내를 받은 경험이 없는 탓에 광주지역 시내버스정류장에 음성 지원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음성 안내가 작동되는 곳이라 하더라도 안내 멘트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BIT가 주로 시내 권에 설치되기 때문에 주변 소음에 묻혀 안내멘트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이에 서울시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발언대회 `시각장애인의 이동권을 말한다’에서 발표한 시내버스 음성 안내 개선책은 현재의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듯 보인다.

 버스 도착시 버스 앞문에서 버스 번호 안내를 음성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 버스 정류장에서 알려주는 음성 정보는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이 이용하기에 유용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버스자체에서 버스 번호, 이동 방향, 앞문의 위치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이용자 입장에서 접근성과 정확성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미약하다는 점도 시각장애인들이 버스이용을 망설이는 주된 이유다.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를 들어 탑승의사 표현을 하더라도 버스 운전사들이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윤 씨의 설명. 윤 씨는 시내버스 운전사들과 장애인 사이 탑승의사표현에 대한 규약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나는 아주 흐릿하게나마 글자가 보인다.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면 버스번호를 확인할 수는 있는 것이다. 남들보다 조금 느리게 움직이니까 버스가 그냥 출발해버릴 때가 많다. 어떤 (버스) 기사는 내가 지팡이를 흔들자 `장난치지 말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윤 씨는 내일도 남보다 더 지독한 `출근전쟁’을 치러야 한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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