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입력 2015-03-03 21:07
[앵커]
지난해 지하철 용산역에서 시각장애인이 선로에 추락해 열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아진 것은 별로 없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열차 직원이 시각장애인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해 부상을 당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오늘(3일) 강신후 기자의 밀착카메라가 이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용산역 승강장입니다.
지난 9월 바로 이곳에서 시각장애인이 철로로 떨어져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5개월이 지났지만 스크린 도어는 설치돼 있지 않고 아무것도 변한 게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도 시각 장애인이 역사 문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급 시각장애인 박모 씨는 지난주 또 다른 시각장애인 최모 씨와 열차를 타고 환승을 하는 길에 다리와 허리를 다쳤습니다.
[박모 씨/1급 시각장애인 : 이쪽으로 가야 되나 저쪽으로 가야 되나 헤매면서 자동문이 이렇게 열리면서 그대로 갔다가 그냥 박아 버린 거죠.]
아침 일찍 이동하기 위해 새벽에 컴퓨터로 예매하려 했지만 코레일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습니다.
컴퓨터로만 예약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일상화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데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인식 키보드가 제대로 입력되지 않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표를 사기 위해서는 직접 역으로 가야 합니다.
이런 택시 간혹 보셨을 겁니다.
시각 장애인 전용 택시인데요. 이 택시를 잡기가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예매가 안 돼서 다시 줄을 서서 표를 사야 하는 경우라면 더 난감할 것 같은데요. 저도 역으로 가서 당시 상황이 어땠을지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운전기사/시각장애인 전용택시 : 안내 (받기)가 힘든 모양이에요. 공익요원분들이 늦게 나오시거나 끝까지 안 해주시고…(어려움이 있나 보더라고요)]
택시 기사가 방금 이런 유도 블록이 있는 곳에 박씨를 내려줬습니다. 시각 장애인들은 이런 유도 블록을 따라서 역까지 찾아갑니다.
하지만 유도블록이 끊기기 일쑤고, 음성유도기도 찾기가 어렵습니다.
박씨가 용산역에 거의 다다랐는데요. 오는 길에 이렇게 장애물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장애물에 부딪히거나 맨홀에 빠져 부상을 당하는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당시 표를 구매하지 못한 채 열차에 성급히 올랐습니다.
하지만 승무원은 박 씨 일행을 무임승차로 적발해 부가금을 부과하기 위해 이들의 환승역이었던 천안아산역 역무실로 데리고 갔습니다.
[박모 씨/1급 시각장애인 : 표가 없이 공짜로 승차를 한 사람으로 취급을 했고.]
[천안·아산역 관계자 : 정상적으로 승차권을 끊어 갔으면 그러지 않으셔도 됐어요. 승차권이 없었어요. 부가운임에 대해 받고 처리를 하려 했던 거죠.]
결국 부가금 처분은 면했지만 환승 열차 시각이 임박해 서둘러 이동해야 하는 다급한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당시 상황이 이곳 철도 사법 경찰대에 녹화돼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들어가서 확인을 해보겠습니다.
시각장애인 두 사람은 팔짱을 끼게 하고 안내는 공익요원 한 사람이 합니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급하게 뛰다 자동문에 부딪힙니다.
두 사람은 수백 미터를 뛰어갔습니다.
[천안·아산역 관계자 : 생각해보면 아시겠지만 저희가 일부러 뛰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고속버스는 장애인 시설조차 갖춰져 있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이 때문에 장애인들이 집단으로 시위를 벌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낫다는 열차마저도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장애인들이 안전 사고 위험에 노출된 것입니다.
시각장애인 두 사람이 부딪혔던 문입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저 먼 길을 열차를 잡기 위해서 또다시 뛰어야만 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 없이는 이런 사고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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