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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가교 확장공사로 위치 변경…이정표 없이 100M 이상 걸어

동대구역 고가교 개체 및 확장공사로 역사에서 버스, 택시 승`하차장까지 보행로가 멀고 복잡해 교통 약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8일 오전 11시 동대구역 앞. 역사 정문을 나온 사람들이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려고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버스정류장이나 택시승강장을 쉽게 찾지 못했다.
'동대구역 고가교 개체 및 확장 공사'로 인해 버스정류장과 택시승강장이 기존에 있던 자리에서 옮겨져 역사와 크게 멀어진 때문이다. 더욱이 가는 길마저 복잡하다 보니 투덜대는 역 이용객들을 쉽사리 볼 수 있었다. 특히 노약자나 장애인들은 정류장과 역사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어 무척이나 힘겨워 보였다. 지팡이를 짚고 버스에서 내려 역으로 향하는 정모(70) 씨는 "짐도 무거운데 거리가 멀고 역까지 가는 길을 찾기 어렵다"며 "그나마 기차출발 시각 훨씬 전에 도착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동대구역 고가교 교체 및 확장 공사로 인해 지난달 3일부터 역에서 버스`택시 승`하차장까지의 보행로가 멀고 복잡해져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기존에는 동대구역 입구와 버스나 택시 승하차장까지 직선거리로 30m 정도였지만 현재는 승`하차장까지 직선으로만 약 80m, 실제 100m 이상을 걸어야 한다. 중간에 신호대기 시간까지 합치면 평소보다 10분 이상은 더 걸린다. 이 때문에 이를 몰랐던 승객들은 기차출발 시각에 맞춰 헐레벌떡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안내표지판도 없어 노약자의 불만이 높다. 이날 서울에서 왔다는 박월영(75`여) 씨는 "택시 승강장까지의 길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놓고 제대로 된 이정표도 없다"며 "안내원을 찾기도 어려워 어떻게 가야 할지 한참 헤맸다"고 푸념했다.

장애인 배려 시설도 전혀 없다. 승`하차장에서부터 동대구역까지는 길이 굽어져 있는데다 점자블록도 없고, 횡단보도 신호등에는 음성지원이 없어 시각장애인들이 이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노약자나 장애인을 위한 콜택시인 '나드리콜' 전용 승강장이 있지만 이마저도 이용하기 어렵다.

장애인지역공동체 관계자는 "지난달 지체장애인 두 명과 서울에서 돌아오는 길에 나드리콜을 불렀는데 길이 복잡해 전용 승강장으로 부르질 못했다. 결국 역에서 800m 떨어진 파티마병원까지 걸어가서 나드리콜 택시를 타야 했다"고 말했다.

대구시건설본부 관계자는 "현재 굴곡진 보행로는 직선으로 된 임시 보행로로 조만간 바꿀 계획이며 고가교 공사가 끝나면 교통약자를 위한 시설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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