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 2㎞가 넘는 도로를 혼자 안전하게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
지난달 29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레이싱대회 롤렉스24의 사전 행사.
전미(全美)맹인연맹(NFB)의 기술개발 및 교육 총괄인 마크 리코보노(34)씨는 포드의 스포츠유틸리티비클(SUV)인 이스케이프를 타고 약 1.5마일(약 2.4km)의 트랙을 주행했다. 두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맹인이 혼자 도로 운전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NFB는 밝혔다. 리코보노씨는 가파른 코너길은 물론 주행로 곳곳에 세워진 장애물도 마치 두 눈이 보이는 것처럼 피하면서 달렸다. 자신의 앞을 달리던 밴을 아무런 충돌 없이 추월하기도 했다.
이런 '기적' 같은 일은 첨단기술의 도움 덕분이다. 리코보노씨의 차에는 레이저 센서가 장착돼 있었다. 이 센서는 차량 주변의 상황을 감지해 차 안에 장착된 컴퓨터로 각종 위치정보를 보낸다. 컴퓨터는 주행 방향을 파악한 뒤 운전자의 장갑에 연결된 진동판을 울려 운전자에게 언제 어느 방향으로 운전대를 꺾고 속도를 언제 줄이고 높일지 여부를 알려줬다.
NFB는 시각장애인들의 편의 증진을 위한 각종 기술연구를 벌이고 있다. 이번에 사용된 시각장애인을 위한 운전 보조기술은 NFB가 2004년부터 버지니아공대와 함께 개발했다.
"불가능한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며 감격한 리코보노씨는 "'아무리 그래도 시각장애인이 운전을 해도 되느냐'는 깊은 사회적 통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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