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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턱 높고 경사로 심해…휠체어·유모차 등 통행 불편, 점자블록도 없어 보완 필요

 김민지 기자 kmj@idomin.com   2015년 05월 28일 목요일

"새 단장한 회원천은 아직 장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최근 창원시 마산합포구 회원천(용마주차장~오동동 해안로, 1.05㎞)이 시민에게 공개됐다. 그동안 하천은 아케이드와 복개 구조물에 가려져 있었다. 시는 수해상습지 개선사업(1단계)으로 기존 복개 구조물을 걷어내고 산책로 등을 만들었다.

장애인권익옹호활동단 삼별초 대원들도 회원천이 탈바꿈했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는 마음으로 회원천을 찾았다. 하지만 이내 실망하고 말았다.

장애인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었기 때문.

1급 중증장애인 ㄱ 씨는 합포동 주민센터에서 오동동 방향으로 몇 분 휠체어를 탔지만 경사로로 진입하는 턱에 부딪히고 말았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회원천 산책로의 턱이 높아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권익옹호활동단 삼별초

턱 높이가 무려 12.5㎝다 보니 혼자서 이동하기는 어려웠다. ㄱ 씨는 결국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 경사로를 이용해 밑으로 내려갔지만 직면한 문제는 또 있었다. 하천 가까이에 가려면 19㎝ 높이의 턱을 두 번이나 지나가야 했기 때문. ㄱ 씨는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뿐만 아니라 점자블록이나 점자 안내판이 없다 보니 시각 장애인도 이용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

회원천은 임신부, 노인 등이 이용하기에도 불편하다.

산책로 바닥에 마감재가 바뀔 때마다 휠체어나 유모차 등이 이동하기 불편한 턱이 있었다.

경사로 기울기 때문에 혼자 힘으로 오르내리기는 어려운 상태다.

장애인권익옹호활동단은 창원시가 장애인 등 약자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회원천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2005년 서울시가 청계천을 복원할 때도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청계천의 휠체어, 유모차 등 통행이 어려운 보도, 장애인 등 이동권을 제한하고 있는 산책로 등을 지적했다.

위원회는 "향후 공공사업을 시행할 때는 계획 단계부터 장애인 등의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라"고 서울시장에게 권고하기도 했다.

2~3년 전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광려천이 정비될 때도 장애인이 이용하는 데 불편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부옥 내서장애인인권연대 대표는 "경사로는 있었지만 난간이 없어서 장애인이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읍에 문제제기를 했고 현재는 개선된 상태다"면서 "앞으로는 하천과에서 복지과와 논의를 해서 설계 단계부터 장애인, 노인 등 누구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원시 하천과 관계자는 장애인권익옹호활동단의 지적에 대해 "교량이랑 산책로랑 연결되다 보니까 턱이 어느 정도 생길 수 있다. 하천 가까이에 턱이 여러 개 있는 것은 홍수 때 범람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경사로 진입 턱을 낮추는 것은 보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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