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기사등록 일시 [2015-06-25 15:23:17]

LH·달성군 준공 후 18개월째 관리권 이양 갈등

【대구=뉴시스】정창오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총 사업비 1조7233억원을 들여 계획인구 5만여명의 규모로 조성한 대구테크노폴리스 내 장애인 점자블록이 국토부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지키지 않은 등 부실시공된 채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대구테크노폴리스에는 일반도로 51.701㎞와 보행자 전용도로 6.332㎞가 설치됐고 이곳에는 장애인편의증진법에 따라 시각장애인의 보행권과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점자블록이 설치됐다.

하지만 점자블록 앞쪽에 설치되어야 하는 횡단보도 볼라드(차단봉)가 점자불록 뒤에 설치돼 있고 장애인이 버스를 타는 공간인 버스베이 중간에 장애물인 가로등이 설치돼 있다.

또한 장애인의 보행동선을 확보하는 정지선과 유도선, 방향표지선, 보행동선 등이 규정에 맞지 않게 설치돼 만일 장애인이 점자블록이 유도하는 대로 보행할 경우 사고의 위험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장애인단체의 주장이다.

특히 보행동선이 보도의 중앙에 설치돼 장애인들이 좌우 위험요소로부터 독립돼야 하는데도 한쪽으로 치우쳐 건물의 출입구를 여닫을 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보행동선이 차도방향으로 설치된 황당한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준공권자인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사업시행자가 공기업인 LH임을 감안해 현장실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지난 2014년 1월 준공인가를 내줬다.

이에 대해 관리권을 이양 받는 달성군은 '장애인 점자블록 설치가 관련규정에 맞지 않다'며 관리권 이양을 거부했고 이후 18개월이나 지나 대구테크노폴리스 내 공동주택의 입주가 시작된 현재까지도 문제가 시정되지 않은 채 시간을 끌어왔다.

이처럼 관리권 이양이 제대로 되지 않자 장애인 점자블록의 오류개선은 고사하고 인도가 상당기간 관리개 제대로 되지 않아 곳곳에서 침하돼 표면이 불퉁불퉁하고 잡초로 뒤덮여 도시경관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LH는 달성군이 올해 두 차례의 공문을 보내 4개 주요 지적상항을 열거하며 개선을 강력 요구하자 지난 5월에야 문제가 된 점자불록의 최소한 교체를 내부방침으로 정했지만 아직 공사시행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달성군이 지적의 근거로 내세운 국토부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은 2009년 11월11일 제정됐기 때문에 2009년 9월5일 발주가 끝난 테크노폴리스에 소급적용은 불가하며 당시 점자블록설치관련법상 설치오류는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달성군이 관리권 이양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4개항의 개선요구 중 보행동선이 차도방향으로 지시한 점자블록은 개선하되 나머지에 대해서는 보완을 사실상 거부했다.

하지만 장애인 편의시설 및 설비의 설치기준은 지난 1994년 12월30일 규칙으로 제정돼 보건복지부령 제1호로 공포됐고 3년의 경과기간을 거쳐 1998년부터 본격 시행됐다. LH가 내세운 국토부 지침보다 상위 개념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신동현 사무총장은 “점자블록설치관련법상 설치오류가 없다는 주장은 LH가 장애인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없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오류가 없는데 왜 달성군이 18개월이 넘도록 관리권 이양을 거부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경실련 김수원 집행위원장은 “잘 모르면 공부를 하든지, 관련 단체에 자문을 구하든지 해야지 무작정 관련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자의적 해석으로 일관하는데 기가 막힌다”며 “관련 법과 규정을 충족하려면 대구테크노폴리스 내 장애인 점자블록은 전면 재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jc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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