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의 자의적 해석으로 자동문 앞 점형블록 설치를 제한하는 표현은 지양해야!
우리 연합회는 장애계 대표 언론사인 '에이블뉴스'의 장애인 편의시설 관련 기사에 대하여, 편의시설에 대한 적극적 자세와 이로 인해 편의시설 확충에 기여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여 그동안 편의시설 설치 관련 기사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에도 가급적 이견을 함구해 왔다. 그러나 7월 9일 자 에이블뉴스 '장애인 이용 불편, 성동구 옥수동공공복합청사' 제하의 기사 내용에는 편의시설 설치와 관련하여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에이블뉴스 측에 공식적으로 정정을 요청하였으나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거절당함에 따라 우리의 견해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히는 바이다.
기사의 내용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첫째, "(중략) 자동문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나 시각장애인 모두 이용에 불편을 겪는다."라는 근거가 불분명한 명제를 제시하고 있다. 자동문 전면에 설치된 점자블록이 왜 점자블록을 이용하여 독립적으로 보행하는 시각장애인에게 불편을 준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시각장애인에게 자동문 등에서의 안전사고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나 조사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투명한 자동문에 띠지 등을 부착하여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시력이 덜 발달한 어린이나 노안으로 시력이 약한 어르신 등의 투명한 자동문 이용 편의를 제공하고 있고, 역으로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근거로 대다수의 장애인 편의시설 전문기관이나 유관기관에서는 장애인이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문으로 자동문을 꼽고 있어 자동문 설치를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이 방향 및 목적지 등을 인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편의시설이다. 이를 통하여 계단 등 위험 상황을 인지하고, 출입문 앞에서 잠시 멈추어 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등 시각장애인 보행상 그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자블록이 마치 특정 상황에서 이동에 불편을 초래하는 장애요소라고 주장하는 것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설치되는 점자블록에 대한 몰이해는 물론 전체 장애인의 공존이 아닌 특정 장애인의 편의만을 생각하는 편향된 주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 등 편의법)」 제14조 제2항에서는 편의시설 상세표준도를 「건축법」 제23조 제4항에 따른 표준설계도서로 본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그에 따른 상세표준도 내용에는 자동문 전면에 점형블록을 설치하고 있는 지침을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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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시설 상세표준도 37페이지 주출입문 세부항목 Ⅱ.6 라. 기타설비 |
다음으로, "이는 보행 상 장애가 없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여닫이문을 이용하고,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과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의 경우 터치식 자동문이나 자동문이 있어야 이용이 편하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은 법적 근거와 반하는 내용으로 시각장애인 보행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확산시킴은 물론 장애 유형별 동선 분리와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
장애 유형별 동선의 분리가 「장애인 등 편의법」 제3조 '편의시설에 대한 설치 원칙'보다 우선시 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명백한 장애 유형 간 차별이자 편향된 사고에 따른 주장이다. 또 왜 동선이 분리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도 부족하다.
동 법 시행규칙 별표1의 세부 기준에 맞게 편의시설을 설치하도록 누구보다 앞장서 주장해야 할 장애계 언론사가 오히려 ‘시각장애인이 보행 상 장애가 없다‘는 법적 근거도 없는 표현을 지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그릇된 장애인 인식을 심어주는 동시에 법령에서 언급하고 있는 "보행"의 의미를 잘못 해석하고 "보행상 장애가 없는 시각장애인"이라는 몰지각한 표현을 사용하는 무지를 범하고 있다.
구분 | 장애 유형 | 심한 장애 | 심하지 않은 장애 | |
신체적 장애 | 지체 장애 | 상지 절단 | △ | |
하지 절단 | ○ | △ | ||
상지 관절 | △ | | ||
하지 관절 | ○ | △ | ||
상지 기능 | △ | | ||
하지 기능 | ○ | △ | ||
척추 장애 | ○ | △ | ||
변형 장애 | | △ | ||
뇌병변장애 | ○ | △ | ||
시각장애 | ○ | △ | ||
청각 장애 | 청력 | | | |
평형 | ○ | |||
언어 장애 | | | ||
신장 장애 | ○ | | ||
심장 장애 | △ | | ||
호흡기 장애 | △ | | ||
간 장애 | △ | | ||
안면 장애 | | | ||
장루․요루 장애 | △ | | ||
뇌전증 장애 | | | ||
정신적 장애 | 지적 장애 | △ | | |
자폐성장애 | △ | | ||
정신 장애 | △ | | ||
※ <보행상 장애 표준 기준표>에 해당 ‘○’인 경우 당연히 보행상 장애를 인정하되, ‘△’로 표시된 경우는 보행상 장애 판정기준에 따라 판정한다. ▲ 장애정도판정기준(보건복지부 고시 제2021-109호)의 ‘보행상 장애 표준 기준표’에 따르면 보행상 장애 유형에 시각장애인이 명시되어 있음. 여기서 말하는 보행은 단순한 의미의 walking이 아니라 방향정위와 이동(Orientation & Mobility)를 의미함. |
뉴스 기사 특히 장애인 편의시설을 다루는 기사라면 편의시설의 올바른 설치와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에서 기사를 보도해야 한다. 그러나 금번의 기사는 시각장애인의 보행 특성을 왜곡하고 있음은 물론 장애 유형별 차별을 지속적으로 조장하는 표현을 여과 없이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시각장애인의 자립생활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점자블록에 대하여 장애계 언론사가 중립적이지 못하고 편향된 시각으로 점자블록 설치와 관련한 왜곡된 주장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이라는 슬로건에 걸맞도록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에이블뉴스로 거듭나지 못한다면 에이블뉴스가 지키는 장애인에 시각장애인은 배제되고 말 것이다.
2021년 7월 16일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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